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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물건을 사면 대체로 오래 쓰는 습성이 있다. 무언가를 쉽게 바꾸기가 싫다. 옷도 그렇고 차도 그렇고, 대개 오래 사용하는 편이다. 집도 마찬가지. 그동안 별로 이사를 다니지 않고 한 집에서 오래 살았다. 그러다보니 재산은 늘어나질 않았지만. 


 휴대폰도 예외가 아니어서 그동안 손때가 잔뜩 묻은 것이 한 6년은 쓴 것 같다. 너무 오래 되다 보니 최근엔 기능이 떨어져 불편을 겪기 시작했다. 아내의 사정도 마찬가지. 우리는 둘 다 직업상 한시도 휴대폰을 곁에 두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이기에 필수품이 됐다. 그런데 아이들이 언제 엄마 아빠의 폰이 오래된 것을 보았는지 바꾸자고 제안을 했다. 


 지난 일요일 오후, 우리는 온가족이 몰(Mall)에 가서 휴대폰 바꾸는 딜(deal)을 하는데, 나는 애당초 몰에 가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 않을 뿐더러 특히 무엇을 갖고 흥정을 하는 것은 질색이다. 그런데 우리 부부만 갔더라면 이런 딜을 해낼 수 있을까 할 정도로 번거로웠다. 무슨 플랜과 데이터와 조건이 그리도 많고 복잡한지. 


 그런데 사위를 포함한 아이들은 내용을 요모저모 따져보고 다른 곳에도 들러 가격과 조건을 비교하는가 하면 이런 일에 종사하는 친구에게 자문까지 구하는 등 신중을 거듭했다. 


 그러길 한 시간 가량, 아이들은 마침내 “괜찮은 딜”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추가비용 없이 새 폰으로 바꾸는 것은 물론, 기존 것은 몇십불씩 받고 트레이드를 했다. 사실 우리는 곧 대형할인행사(블랙 후라이데이)가 다가오니 그때까지 기다려 보는 것도 어떨까 했는데 비용이 오히려 줄고 새 폰을 갖게 됐으니 더 이상 무얼 바라겠는가. 


 폰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나와 아내는 가슴이 뭉클했다. 데이터를 옮기느라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데 아이들은 우리 보고 휴게실에 가서 쉬라 하고 자기들은 꼬박 서서 지켜보고 있었다. 의자에 앉아 쉬는데 아내는 눈가를 닦았다. “쟤들이 어쩜 저렇게 착하고 우리를 생각해주는지 너무도 고맙네”하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자기들 앞가림이나 제대로 해도 그것으로 고마울텐데…


 나는 무엇을 꼼꼼하게 따지는 것이 질색이다. 공과금 고지서가 날아오면 그 금액대로 정시에 내고 만다. 조금 이상해도 그냥 넘어간다. 그런데 딸과 사위는 나와는 정반대다. 조금이라도 미심쩍다 싶으면 끝까지 파고 든다. 사위가 나의 모자란 점을 잘 갖추고 있기에 더욱 믿음이 가는가 보다. 큰딸은 책임감이 강해 스스로 모든 일을 해결한다. 살아가면서 나이를 먹을수록 아이들에게 의존을 하게 되는 것은 이런 연유 때문이 아닌가 한다. 


0…예로부터 좀 모자라거나 어리석은 사람을 가리켜 ‘팔불출’이라 했다. 본래 이 말은 열 달을 다 못 채우고 여덟달 만에 낳은 아이를 일컫는 팔삭동(八朔童)에서 유래했다. 온전하게 다 갖추지 못했다 해서 팔불용(八不用) 또는 팔불취(八不取)라고도 한다. 


 덜떨어진 사람의 8가지 행동을 나타낸 것인데 실제로는 7가지 행동이다. 팔불출의 팔은 8가지 행동을 지칭하는게 아니라 한자어에서 강조의 의미를 지니는 팔(八)자를 붙인 것이다. 그 내용은, 첫째, 스스로 잘 났다고 으스대는 사람, 둘째, 마누라 자랑을 늘어놓는 사람, 셋째, 자식 자랑에 열 올리는 사람, 넷째, 선조와 아비를 들먹이며 자랑하는 사람, 다섯째, 저보다 잘난 형제를 자랑하는 사람, 여섯째, 어느 학교 누구 선후배라며 자랑하는 사람, 일곱째, 태어난 고장이 어디라고 우쭐해하는 사람… 


 결국 대상이 자신이든 남이든 자랑을 늘어놓는 사람이 팔불출에 해당된다. 그런데 7가지 자랑 중에도 실제로는 마누라 자랑이나 자식 자랑을 많이 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로 흔히 쓰인다. 그런데 과연 팔불출이 꼭 나쁘기만 한 것일까. 그것을 본인 앞에서 하면 칭찬이 되는데 말이다.   


 나는 저녁에 온식구가 식탁에 둘러앉아 밥을 먹을 때 세 여자가 까르르 웃어대며 수다 떠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가장 즐겁고 행복하다. 이 순간만은 세상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다. 


0…오늘은 자식자랑 좀 하자. 요즘은 몇달 전 결혼한 큰애가 엄마 아빠가 고생했으니 해외여행 좀 다녀오시라며 여기저기 좋은 딜을 찾아보고 있다. 얘는 어떻게 이렇게 매사에 자신만만한지 자식이지만 부러울 정도다. 


 큰애는 우리가 대충 넘어갈 문제도 그냥 넘기질 않는다. 이는 아마도 대학을 졸업하고 타지에서 레지던스 과정을 거치면서 산전수전 다 겪은 체험이 사람을 그렇게 강하게 만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래서 자식은 젊어서 고생도 좀 해보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큰딸은 결혼 준비에서부터 스스로 모든 것을 알아서 해결했다. 이번에 한국여행을 가서도 그렇게 순발력 있게 모든 일정을 챙기는데 놀랐다. 우리 부부는 그냥 따라다니기만 하면 됐다. 이래서 이젠 아이들이 하는 일은 믿고 신뢰를 한다. 무슨 쇼핑을 해도 아이들 의견에 따른다. 


 이제 우리들 건강이나 잘 챙겨서 행여 자식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아이들은 잘한다 잘한다 하면 더 잘하는 법이다. 그러니 칭찬을 많이 해주자. 누가 팔불출이라 손가락질 하면 어떤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지 않는가.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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