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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16일의 기도

 


2020년 3월16일의 기도

 

 

 

춘삼월이라 달뜬 추억도 많고
봄 아지랑이에 기대어
희망 꽃을 피워 물기도 수십 년
잊지 못할 춘삼월 3월 16일
우리의 결혼식은 세월의 명찰로 빛나고 있네
험한 세상으로 긴 항해의 닻을 올렸지만
온 우주 별들이 우리 것인 양
마냥 희망에 부풀어 만상의 이름없는
봄 풀꽃들의 박수갈채로 어둔 홍해길을 열었네.

 

  
그리운 사람은 춘삼월에 떠나가네
외할머니는 내 청춘의 전폭적인 지원자
늘 세상에서 최고라고 극찬을 해주던
손녀바보 할머니의 눈먼 사랑이
증손자들에게로 이어지더니
춘삼월 눈가 시리도록 3월 16일에 떠나셨네.

 


부족한 제자를 보듬어주고
늘 믿어 주던 넉넉한 스승님의 사랑
먼 이국에서 허둥대는 미욱한 제자를
살갑게 대해주고 염려하시던 불타는 파편들
몇 년 전 은사님의 염려와 귀국에 대한 독려로
두둑한 믿음을 주렁주렁 선물 꾸러미로 들고 왔었네.

 

 
철없이 떠들다가 무심히 떠나가는 
제자를 안타까운 눈길로 바라보시던
역사의 산 영웅인 스승님을 만날 기회를
이제는 영영 잃고 말았네.
2020년 3월 16일 국립 대전 현충원
장례 사진을 접하며 역사의 노장인
산 영웅의 혼불을 가슴에 새길 때
멀리 붉은 노을이 내 눈가를 물들이네.

 


내 허물은 눈 감아 주시고
전폭적 지지만을 아끼지 않으시던
내 가슴의 살아 숨쉬는 심장만 같은
용기백배 어르신들의 사랑 주머니가 
유독 3월 16일 허공 중에 매달려 있는 것은
정녕 기쁜 날 선한 사랑의 정성만은
잊지 말라는 부족한 나를 향한 지극한 기도
이제야 꺼지지 않는 그리움의 불길이
내 눈망울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몰고 온
어둠을 밝히는 별빛으로 새겨지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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