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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우 칼럼

    경제 및 시사문예 종합지 <한인뉴스 부동산캐나다>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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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온다 - 어떤 현실에도 긍정하기

 

 

 

 

‘이별은 쉽게 허락되지 않는 것/ 겨울 끝자락의 꽃샘추위를 보라/ 봄기운에 떠밀려 총총히 떠나가면서도/ 겨울은 아련히 여운을 남긴다/ 어디 겨울 뿐이랴/ 지금 너의 마음을 고요히 들여다 보라/ 바람 같은 세월에 수많은 계절이 흘렀어도/ 언젠가 네 곁을 떠난 옛 사랑의 추억이/ 숨결처럼 맴돌고 있으리’ (정연복 ‘꽃샘추위')

 


 햇살 따사로운 지난 주일, 온가족이 가벼운 산책길에 나섰다. 고색창연한 건물들이 운치있게 늘어선 유니온빌 거리는 인파로 붐비고, 오가는 사람들은 한껏 여유가 있어 보였다. 거리엔 활기가 넘치고 봄볕이 황홀할만큼 좋았다. 


 루즈리버 강엔 아직 잔설이 남아 있지만 강물은 힘차게 흐르고 강기슭에 늘어선 버드나무 가지마다 파릇파릇한 색깔이 올라오고 있었다. 물새들은 모래톱에서 한가롭게 일광욕을 즐기고 사람들은 그런 평화로운 모습들을 열심히 카메라에 담았다. 


 길거리 벤취에 앉아 즐기는 한잔의 커피는 꽤나 낭만적이고, 거리의 악사는 흥겹게 기타를 치며 새봄을 노래한다. 아, 정녕 봄이런가. 이런 곳에서는 요즘 한창 창궐하는 코로나 바이러스 걱정 따위는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마스크를 쓴 사람은 어쩌다 한 두명뿐, 사람들은 대자연이 가져다준 봄의 축복을 만끽하고 있었다. 우리 가족도 느긋한 런치를 즐기며 감미로운 행복감에 잠겼다.   


0…이른 봄에 태어난 나는 사계절 중에 특히 봄날을 좋아한다. 흙냄새 맡으며 학창시절을 보낸 탓에 새봄만 되면 그때 그 시절이 너무도 그립다. 청운의 꿈에 부풀어 장차 무슨 일이든 해낼 것 같은 자신감에 차있던 시절. 지금도 삶이 풋풋해질 땐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며 마음을 정화시켜본다.


 봄의 전령사 매화와 벗꽃 등은 만개(滿開)하기 직전의 파르스름한 연둣빛 순이 더 청초하고 순수하다. 그래서 봄날은 생명의 기지개이며 인생의 시작과 같다. 나는 새봄만 돌아오면 다시 태어나는 기분이다. 집 앞뒤 뜰에도, 공원에도, 들녘에도, 강변에도, 봄은 살포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기다리는 것은 느리게 오는 법. 봄은 더디게 오기에 많은 시인 묵객(墨客)들의 소재가 되곤 한다. 조선시대 평양기생 매화가 나이 들어 시들어 감을 서러워하며 지었다는 시조 한 구절도 그중 하나다. ‘매화 옛 등걸에 춘절(春節)이 돌아오니/ 옛 피던 가지에 피엄 즉도 하다마는/ 춘설(春雪)이 난분분(亂紛紛)하니 필동말동 하여라.’ 


0…꿈과 희망의 계절인 봄날이 올해는 특히나 을씨년스럽다. 봄은 봄이로되 진정한 봄을 느낄 수가 없다. 이맘때 흔히 쓰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말이 이처럼 실감날 수 없다. 계절이 가는지 오는지, 코로나 바람에 사람들의 인정마져 말라가고 있다.   


 고국의 남녘엔 매화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는 소식이지만, 상춘객(賞春客)들로 북적여야 할 매화마을이 올해는 코로나에 막혀 손님들을 돌려보내야 할 처지다. 마을 입구엔 “건강을 위해 매화마을에 오지 마세요"란 플래카드가 붙었다. 이런 이색적인 현수막이 나붙기는 동네가 생긴 이래 처음이란다.  


 요즘같은 때는 자칫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따라서 이럴 때일수록 매사를 밝고 긍정적으로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어느 책에서 읽은 ‘불안감을 관리하는 마음챙김 훈련’을 소개한다. 이는 긍정적인 문장을 반복해서 떠올리면 불가능하다고 생각됐던 것도 가능하다고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문구를 반복적으로 떠올리면서 그렇게 되도록 뇌를 훈련시키는 것이다.


0…우선 무엇보다 ‘나는 내 꿈을 믿는다’고 스스로 다짐한다. 그리고 나와 관련된 모든 것을 믿는다. 마음이 믿으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또한 원하는 것은 뭐든지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둘째 ‘나는 매일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무엇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 그 일이 얼마나 크거나 작은지는 상관없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성공은 한 번에 일어나는 그 무엇이 아니다. 작은 노력들이 모인 것이다. 


 셋째,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자. 거울을 보며 거울에 비친 내 눈을 보며 “사랑해” 라고 말하자. 있는 그대로의 나, 결점이 있어도 그대로의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자.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이 사랑해주길 바라면 안 된다. 모든 것은 나에게서 시작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야 하는 이유다.


 넷째, 나는 내 자신의 행복을 책임지고 있다. 지금처럼 고난을 느끼는 시간에서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 더 강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스스로 만족스럽고, 더 긍정적인 사람이 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은 자신 뿐이다. 진정한 행복은 내 자신에게 있다. 


 다섯째, 가장 좋은 일은 아직 생기지 않았다. 그러니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가져야 한다. 미래는 더 밝아질 것이다. 이렇게 믿으면 스스로에게 최선을 다해야 할 이유가 생기고 내일은 분명 더 나은 기회가 있을 것이다.


 끝으로, 매일 나의 삶에 감사하자. 무슨 일이 일어나도 내 삶에 감사하자. 때로는 힘들고 지쳐 현실을 원망하고 도피하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든 마음을 바꾸어 좋든 싫든 어떤 것에든 긍정하고 감사하자. 시련도 배움의 기회임을 기억하자. 봄날은 꼭 온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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