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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아침에 찾아온 손님

 


설날 아침에 찾아온 손님

 

 

 

설날 아침 
가랑비가 일찍 세배를 왔다.

 

세뱃돈 대신 위스키를 대접하면서
왜 눈이 안 오고 왜 네가 내려오느냐? 고 물었다.

 

단숨에 한 잔을 들이켜고 나더니
나이가 들어서인지 이젠,
제철도 순서도 가리지 못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춘하추동도
설날도 평일도 그날이 
그날 같아 보인다고 했다.

 

그보다는
마땅히 갈 데가 없어서 찾아왔다고 했다.
술 생각이 간절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정 하나하나가
누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주거니 받거니 빈 가슴을 나눠 마셨는데
근데 이 친구, 언제 돌아갔지? 
빈 술병만 남겨놓고!

 

(202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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