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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풍경과 모습

 

사람 사는 풍경과 모습

 
 

 어제 저녁은 퇴근이 좀 빠르고 내일은 또 쉬는 날이다. 느긋해진 주말에 산책하다가 동네 어귀에서 네온사인인 “Compost” 사인을 본다. 토양 흙을 주민께 나눠 주겠다는 시청의 알림이다. 나도 작은 양동이로 2~3번 날라왔다. 풀(나뭇가지 쓰레기)을 담을 수 있는 커다란 종이봉투도 주고 부엌에서 쓰는 음식물 쓰레기봉투도, 약간의 파손만 있어도 바꿔주는 재활용박스(Green Bin)도 즐비하다. 


 
 사람들이 모여든다. Wood chips도 담아가고 일사불란한 봉사에 열심히 성실한 시청직원들과 관계자들에게 고맙다고 인사도 하고 조금씩 도와주었다.


 이곳 주민들과 우리 동네의 인심은 풍성해 11년 넘게 살았는데 ‘Hi, Hanna.”하며 인사도 반가운 아침의 풍경은 평화롭다. 팀 호튼도 동네에 있으니 주민들은 나의 고객(Guest)들이어서 더욱 친근하다.


 날씨가 더워지니까 꼬마들이 자전거를 타고 놀이터엔 시끌벅적 아이들의 웃음소리, 정말 살맛 나는 사람 사는 풍경이자 모습들이다. 옆집, 앞집, 젊은 부부들이 발코니에서 바베큐를 즐긴다.


 혼자 사는 이웃인 스잔 아주머니는 맥주를 즐긴다. 한잔 하자면서 나를 잡아끈다. 얼마나 힘들고 외로울까. “You are nice to me.” 친구가 되어주는 이웃이 있어 고맙다면서 엊그제 읽었던 책에서 감동한 몇가지를 들려준다. 


 내일을 이야기하고 나의 얘기를 잘 들어주고 살아있음에 감사할 줄 알고 작은 일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언제나 밝게 웃는 사람. 독서와 사색을 즐기는 사람. 부지런히 일하는 사람. 생각만 해도 대단하다고 느낄 수 있는 사람. 확신에 찬 말을 하는 사람... 
 ‘Be positive!’
 꼭 기억하고 실천하면 좋은 말이다. 인생이 힘들어도 사람 사는 모습은 평범하다. 보기 좋고 가치 있는 풍경이어서 좋다. 


 반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뒤엔 가방을 메고 쇼핑을 갔다. 오는 길에 시청공원에서 나뭇잎들을 보며 즐긴다. 풀도 많이 자랐다. 온통 파랗고 보기 좋다. 녹차와 와플을 공원에서 즐긴다. 맛있다. 개를 산책시켜주려고 나온 주민들이 인사한다. “How are you?” “ I am ok, thank you.” 답례한다. 이래서 난 우리 동네가 너무 정이 들었다.


 남편을 주려고 치킨윙을 한 상자 샀다. 남편이 피곤치 않다면 식품점엘 가고 싶다. 김치전이나 호박죽, 미역 무침 등 반찬도 사고 저녁내 읽을거리가 있어야 풍성하니 신문도 많이 갖고 오고 싶다.


 잘 익은 참외와 수박을 사고 싶다. 고향이 생각나면 판시루떡과 식혜도 먹고 싶다. 고향의 맛은 결코 잊지 못한다. 지난주엔 아들 집에서 갈비 BBQ를 맛있게 먹었다. 며느리의 잡채 솜씨와 오이 김치도 일품이다. 너희가 고맙다.


 이렇게 좋은 주말의 휴식이 끝나면 다시 평범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일과 걱정…사는 것이 다 그렇다.


 
 외손주가 벌써 백일이 되어간다. 무럭무럭 잘 커라. 이제 몇 달 있으면 엎치고 기어 다니고 재롱이 심할 녀석이 그립다. 제 동생이 귀엽다면서 머리를 쓰다듬던 큰 외손주 녀석의 말이 “할멈, 얘는 제 동생이에요. 저는 만져도 되죠?” 라며 허락을 구하던 녀석도 1주일만 안 봐도 눈에 선하고 보고 싶다.
 할머니는 자꾸 늙어간다. 너희가 너무 보고 싶다.


 지난 주말에 친손주가 나에게 준 카드의 글씨가 나를 자꾸 감동하게 했다.


 “Love you so much!” 
 “Me too.”

 이제 저녁때가 되어간다. 저녁 식탁을 멋있게 차리자. 수고 많이 했어요.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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