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
ON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30)

2015-02-20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30)

 

BI법이 당신을 일으키고 치료해주는 경기진행요원 

 

 사랑은 참으로 위대하다. 어렵거나 힘든 일도 사랑이 함께하면  기쁜 마음으로 웃으며 해낼 수 있다. TV 연속극 ‘사랑이 뭐길래’의 마지막회를 보며 극중 아버지역인 유동근씨의 멋진 표정연기와 사랑에 감동받아 눈물을 흘렸다. 


 평생 두부가게를 운영하며 자식 뒷바라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앞만 보고 살아가는 순정파 홀아버지 하순봉씨가 어느날 갑자기 암말기라는 선고를 받는다. 충격의 시간이 지나가자, 자신의 삶과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이기에 이기적이던, 말썽을 부리던, 개의치 않고 일방적인 사랑으로 모든 잘못을 감싸며 산 결과로 자식들이 바른 인성을 지니지 못하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남은 3개월 동안 가족이 무엇인지, 사랑이 무엇인지 가르치려고 자식들에게 불효소송을 제기하여 자식의 잘못된 모습을 바로잡아 주고 생을 마감한다. 


 드라마를 보며 나는 어떻게 살아 왔나하고 과거의 모습을 되돌아 보았다. 내리사랑이라고 자식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기쁜 마음으로 해주려고 노력하였으나, 부모님의 사랑에 감사나 보답은커녕 당연히 받을 것을 받는 것처럼 행동했던 뻔뻔한 내 모습이 떠오른다. 자식을 키우며 뒤늦게 깨달은 부모님의 사랑에 감사하는 마음마저도, 평상시에는 잊고 지내다가 기일이 닥치거나, 연관에는 일이나 드라마를 통해 자극을 받아야 부모님을 떠올리고 그 순간만 그분들이 베풀어 주신 사랑에 감사하고 후회하는 나야말로 불효자다. 


 앞으로는 내 마음에 항시 부모님을 그리워하고 감사하는 공간을 만들어 그 분들과 함께 살아가자고 다짐해 본다. 고등학교 시절 같은 반이었던 P와 얽힌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학교를 가려면 버스에서 내려 15분 정도를 걸어야 한다. P는 중증 소아마비 환자이기에 빠르게 걸으려면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 한 손으로 무릎을 짚어야 했다. 통학시 그를 만나면 매번 가방을 달라고 하여 학교까지 들어다 주었다. 하지만 그 일이 끝나면 나는 자주 자기갈등에 휩싸였다. 이유인즉 나는 보답을 바라고 가방을 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내성적이고 별로 말이 없는 친구이기에 고맙다는 말을 한 번도 표현한 적이 없었고, 나는 그 말을 듣기 위해 남을 돕는, 깊이 없는 사랑의 실천자였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면 안타까워 도와주고, 끝나면 기대하던 말을 듣지 못해 서운해 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요즈음은 그런 갈등을 하지 않고 살아간다. 지금도 자주 노약자의 짐을 들어 주곤 하는데, 이곳 사람들은 ‘Thank You’라는 말이 생활화 되었기에 매번 “감사합니다.”는 보답의 말을 듣기 때문이리라. 고맙다는 말을 듣지 못하는 기회가 주어져야 내 사랑이 그 동안 성장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동네 주민이던 Tony가 집을 팔고 아파트로 이사를 간다. 이유인즉 키우는 반려견이 암에 걸려 치료비와 수술비를 충당하기 위해 집을 줄여 이사 간다고 한다. 가슴이 뜨끔해진다. 나에게 동일한 일이 발생하였다면 내가 과연 Tony처럼 할 수 있을까? 애견을 위해 집을 팔지 못할 나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해, 마음속으로 돈은 가치있는 곳에 써야 된다는 핑계를 만들어 내 작은 사랑을 인정하지 않던 중, 그 소식을 들은 딸 민지의 “우리 해피가 아프면 집을 팔아서라도 고쳐 주어야지요. 그게 사랑 아니에요?”라는 ‘사랑의 정의 선언’으로 마주하고 싶지 않은, 벌거벗은 내 모습을 보게 되었다. 내 사랑의 무게는 몇 근이나 될까? 너무 가벼워 근으로 달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나에게 있다고 확인된 것은 보답을 바라는 생색용 사랑뿐이다. 아무런 보답도 바라지 않고, 오른손이 한일을 왼손이 모르도록 사랑을 실천하며 살 수 있는 은총을 간구해 본다. 


 항상 깨어 살아야 후회하는 시간이 줄어들 텐데, 이 순간이 지나면 금방 다시 잊어버리는 나를 변화시켜야 이를 성취할 수 있으리라. 마음의 정리정돈을 잘하여 감사의 계단을 닦고 올라 주위에 사랑의 발자취를 남기고 싶다. 누가 “지금 행복하세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네”하고 대답할 것이다. 딸과의 기쁜 만남과 “아빠 추운 날 여기까지 데리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한마디가 바보 아빠의 눈에 행복의 돋보기를 씌워 주었기에 노래를 흥얼대며 집으로 돌아왔다. “독자 여러분 지금 행복하세요?” 모두가 “네”하고 답하는 그런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 


 뉴스에선 머리를 다친 20세 청년이 미시사가에서 동사한 채로 발견되었다는 슬픈 소식을 전한다. 타종교를 믿는 이들 간의 갈등, 타인종 간의 갈등, 성적 차별에 의한 갈등, 성격상의 갈등, 빈부격차로 인한 갈등. 이처럼 수 없이 많은 갈등은 이해와 사랑의 부족에서 기인한다. 감사하며 산다면 이 모든 갈등의 원인이 사라져 행복하게 살 수 있으리라. 모든 인종과 종교 그리고 경제적인 약자도 존중하고, 이해하는 법을 구비하여 갈등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한 캐나다에 산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을 받은 것이다. 긍정적인 태도로 가능한 좋은 점을 떠올리고 생각하며 기쁘게 살아야 한다. 


 재정난에 시달리면 마음의 여유가 사라져 작은 일에도 신경이 곤두선다. 이로 인한 갈등으로 가정이 파탄 나거나 자살을 하는 극단적인 일도 발생한다. 재정난은 상기 여러 갈등 중 가장 해결하기 쉽다. 인생은 마라톤 경주와 같다. 달리다 지쳐 쓰러지며 상처를 입었다고 가정해 보자. 급한 마음에 혼자의 힘으로 겨우 일어나 상처를 돌보지 않고 다시 달리다가는 그 상처로 인해 다시 쓰러지거나 지쳐서 중도에 경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반면 경기 진행요원의 부축을 받고 일어나 상처를 치료받은 후 다시 달리면 완주를 하기가 쉽다. 캐나다의 BI법이 쓰러진 당신을 일으켜 세우고 치료해 주는 경기 진행요원이다. 사랑할 가족이나 친지가 있다면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다. 그들과 캐나다가 당신의 변화를 바라고 지원할 것이다. 재정적인 어려움은 반드시 해결되니 내일의 희망을 품고 자신있게 말하자. “또 하루를 주셨음에 감사하고, 그래서 나는 지금 행복하다.” 독자 여러분 설날 인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