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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기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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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의 사나이

2016-03-31

의리의 사나이

 

선거철이라 주위가 무척 시끄럽다. 미국에는 대선이 올 연말에 있을 예정이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당 후보를 정하느라 연일 도날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의 이야기가 TV와 신문에 어지럽게 기사화되고 있다. 트럼프는 부동산으로 엄청난 부를 거머쥐고 이제 그 사업수완과 돈으로 미국의 대통령을 꿈꾸고 있으며, 힐러리는 유능한 변호사였다가 남편을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큰 기여를 했고,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으로 활동을 하다가 이제는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둘 다 자기당에서 후보인준을 받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선거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 끝까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캐나다에 살면서 지켜보는 미국 대선은 마치 캐나다대통령을 뽑는 것 같은 관심을 갖는다. 미국의 정책이 캐나다국민들의 생활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미치기 때문이다. 캐나다인들도 미국 대통령 뽑는데 조금만이라도 관여할 수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것이다. 그리고 세계최강 국가의 대통령을 뽑는데 조금이라도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면 난 분명히 내 권리를 행사할 것이다.


얼마 전 조국 선거에 재외국민들도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면서 신문과 방송에 계속 홍보캠페인이 올랐고, 한인회와 평통의 행사에 영사들이 나와 선거인 명부 등록을 독려하곤 했었다. 그런데 막상 등록을 완료하고 보니 채 몇 퍼센트도 안 되는 소수의 인원만이 등록을 했다 한다. 달라고 달라고 해서 던져주니까 안 받고 땅에 떨어진 꼴이다. 그래서 그런지 각 당에 해외동포들을 담당하던 의원들이 모두 낙천을 당했다. 해외동포 필요 없다는 것이다.


한국도 요즈음 선거철이라 그런지 한국신문을 보면 새누리당의 친박이네 반박이네 시끄럽고, 더민주네 국민의 당이네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다. 욕심이 없다는 사람이 자기를 전국구 상위권에 올려놓기도 하고, 자기당에서 공천이 떨어지면 철학과 이념이 판이한 다른 당에 가기도 한다. 과거에도 철새철새 하면서 그런 정치인들을 매도 했지만 그런 사람들이 버젓이 금배지를 다는걸 보며 참 한국사람들은 용서도 잘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폴로가 집사람의 호위무사를 자처해 나를 근처에도 못 가게 한 적이 있었다. 그 후에 집사람이 가게를 나간 후 내가 용변을 보이고, 그 많은 똥을 다 쳐주고, 밥을 주고 같이 놀아준 세월이 무척 길었다. 그러다 어느 날 나와 집사람이 좀 가깝게 붙어있자 전과 같이 나에게 덤비질 않고 빤히 쳐다본다. ‘분명히 엄마가 주인이었는데 이젠 아빠와 친해졌으니 어떻게 하지?’ 하는 표정이다. 내가 장난삼아 집사람 팔을 때리는 시늉을 하고 집사람이 아야 아야 하자 못 들은척하고 수건을 물고 발로 밟아 찢으면서 딴청을 부린다. 그래서 난 아폴로가 좀 더 길을 들이면 나의 호위무사로 변신할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집사람과 TV 보던 거실에서 올라와 내게로 온다. 내가 화장실에 샤워를 하고 있으면 안방의 침대에 올라가 나를 얌전히 기다린다. 내가 부엌에서 컴퓨터에 앉아 일을 하면 리빙룸에 깔아놓은 자기 멍석에 얌전히 앉아 나를 쳐다본다. 마치 예전에 그녀가 나를 쳐다봤듯이, 아니 내가 그녀를 쳐다 봤던가? 오래 전 일이라 가물가물하네. 그러는 아폴로를 보고 가끔 집사람이 질투를 한다. “야, 넌 왜 그렇게 아빠만 쳐다보니?”


며칠 전 갑자기 얼음비가 내린 적이 있었다. 다 녹았던 눈들 대신에 얼음이 뒷마당을 덮었는데 나무에 메어놓은 아폴로의 기다란 줄도 얼음 속으로 파묻혔다. 용변을 보려면 그 줄을 목줄에 연결해야 하는데 패티오 윗부분은 얼음이 쉽게 깨져 손으로 당기니 쉽게 나와 연결해주고 밖으로 내보내니 잔디밭 쪽은 얼음이 두껍게 얼어 줄이 파묻혀 있어 아폴로의 행동반경이 4분의 1로 줄어들었다. 가고 싶은 곳을 못 가고, 게다가 그 줄마저 자기가 왔다 갔다 하다 엉키니까 집안에서 바라보는 나에게 사정을 한다. 끄으응, 끄으응. 할 수 없이 신발을 신고 나가서 줄을 풀어주고 들어오니 나에게 몸을 비비고 살이 드러난 부분은 입술을 갖다 대고 아양을 떤다. 그래 아폴로 넌 이제 내 꺼야.


토요일 결혼식에 갔다가 집에 들어오니 아폴로가 반갑다고 껑충껑충 뛰고 난리다. 안방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으니 침대에 올라가 우리가 옷 갈아입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 내가 장난 삼아, 나하고 무척 친해졌으니, 집사람의 엉덩이를 한대 손바닥으로 때렸다. 갑자기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다. 어쩌나 보려고 두 대를 장난 삼아 때리고 집사람이 아야 아야 하자, 침대에서 훌쩍 내려와 내 앞에서 점프를 하더니 앞발로 나를 확 민다. 그리고는 아주 살짝 나를 문다. 내가 골프채를 꺼꾸로 들고 때리는 시늉을 하자 저리로 도망간다. 골프채를 든 채로 다시 한번 집사람을 때리자, 나에게 돌진한다. 골프채를 갖다 대니, 입으로 골프채 그립을 물고 마구 흔든다.

“아빠 칠 라면 쳐요, 난 엄마 보호해야 돼.” 집사람은 좋아 죽겠다고 난리다.


 철새 정치인들아, 의리의 사나이 아폴로 한테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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