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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준 선물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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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부동산캐나다에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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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3
갈등 아닌 통합에 집중할 때

 

 우리는 지난 몇 개월간 대통령 탄핵을 놓고 수십 년 만의 대혼돈을 겪었다. 두 쪽으로 나뉜 대규모 군중집회로 일반국민 모두가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최순실 일가 등 비선 실세의 국정농단 사태가 결국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결정이 났다.


 헌정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탄핵 결정을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했다. 그녀를 사랑했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가누지 못한다. 이번 탄핵으로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 국가로 도약한 대한민국에 자부심을 느껴온 많은 사람들이 상실감에 빠져 있다. 이들 상당수는 지난 대선에서 박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국민 전체에게도 걱정을 끼쳐 미안한 마음이 있을 것이다.


 촛불 집회 측은 탄핵 인용을 헌법재판소에 끈질기게 요구했다. 자신들이 바라는 것과 다른 판결이 나오면 심판 과정이 공정했더라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이었다. “탄핵이 기각되면 혁명이 온다”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에서 이 점이 잘 드러났다. 


 반면 태극기 집회 측은 탄핵 과정이 부적절했음을 지적하고 아직도 거리에서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국회의 소추 과정에도 문제가 있고 심판도 공정하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헌재의 합리적 태도는 먼저 소추와 심판이 실제로 공정하게 진행되었는가 확인하는 것이다. 만일 불공정했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바로 잡을 길을 찾아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재는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을 성급하게 박 대통령의 탄핵을 만장일치로 인용한 것이다.


 어떤 판결이든 적법 절차를 따라 진행되었을 때 재판은 공정해지고 그 판결은 가치와 권위를 얻는다. 특검의 무리한 수사와 법 적용, 그리고 헌재의 대통령 파면 결정 사유는 여러가지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번 헌재의 중대한 판결은 너무 급하게 졸속으로 진행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나혼자 뿐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이념 편향적이고 파편화된 개인과 집단의 극단적인 주장으로 공동체적 연대가 급속히 허물어지고 있다. 국가의 정체성이 흔들릴 뿐만 아니라 개인 간 연대의 끈도 점점 사라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 와중에 헌법을 자기 편의적으로 해석하거나 폄훼하는 경우도 있고, 헌법마저 이념투쟁의 수단으로 삼기도 했다. 이제 관용과 진실에 기초한 공동체 정신을 헌법적 가치로 회복해야 할 때다. 


 헌재의 탄핵이 결정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를 떠나 서울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겼다고 한다. 사저 도착 후 발표된 메시지에서 “제게 주어진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모든 결과는 제가 안고 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시간은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헌재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시사했다.


 박 전 대통령도 억울한 심정이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헌재의 결정은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른 것이다. 이제 갈등과 대립을 넘어 통합의 길로 가야 하며 더 이상 나라가 국론분열과 혼란에 흔들려서는 안된다.


 언론은, 박 전 대통령이 이제 “불기소 특권”에서 벗어나서 일반인의 신분으로 전환되었으니만큼 검찰이 그녀를 “소환조사”하는 문제에 관하여 “어떠한 조율도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총장은 온갖 수치와 모욕을 뒤집어쓰고 불명예스럽게 자연인으로 돌아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될 것이다.


 그 동안 거리와 광장을 뜨겁게 데웠던 태극기 시위 참가 시민들의 순수한 애국심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고 나아가서 국민들로 하여금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신뢰를 갖게 해줄 것을 삼가 건의한다.


 헌재가 지난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 온 탄핵정국도 일단락됐다.

현직 대통령이 대의민주주의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했다는 사유로 파면된 초유의 사태지만, 이제 남은 과제는 탄핵정국 중 불거진 우리 사회의 이념 갈등을 봉합하고 치유하는 것, 광장서 대립했던 “촛불”과 “태극기”도 일상으로 돌아가 갈등과 분열이 아닌 조정과 합의로 나아가는 데 온 국민이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2017.03)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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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3
민족의 비극

 

 북한은 지난 6일 오전 동해상으로 1000km 이상 날아가는 탄도미사일 4발을 동시에 발사하며 한반도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을 또 한 차례 증폭시켰다. 주일본 미군기지 타격 연습이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일본 정부의 강력한 반발이 일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미군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장비 등의 배치작업이 급속도로 시작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중국의 교활한 사드배치 보복으로 한국으로 오는 중국인 관광객 중단, 한국상품 불매운동 등 반한감정이 현실화 되고 있는 이때 중국 땅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다른 곳도 아닌 국내에서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일어났다는 것은 우리들의 눈과 귀를 의심케 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는 입으로는 사회정의를 부르짖지만 은밀한 목표는 대한민국의 타도인 세력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왔다. 해체된 통진당과 같은 급진 좌파세력이 그들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온 국민이 지난 70여 년 동안 노력해서 이룬 민주와 번영을 포기하고 잔인무도한 북한정권의 노예가 되는 것이 정의인가?


 북한은 유엔에서 금지한 핵실험, 신경(화학)가스 VX를 사용한 독살사건, 탄도미사일 발사 등 수많은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만인이 보는 말레이시아 국제공항에서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독극물 습격을 받고 숨졌다. 범인들이 상세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지만 북한의 소행이란 것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 독극물을 맞고 쓰러진 처참한 모습을 TV 화면을 통해 보니 옛 군주왕국의 비극이 다시 살아난 것 같다.


 21세기에도 북한의 왕자가 독살되고 있고 또 민족이 분단된 남한에서는 사색 정당이 치열하게 싸우는 최악의 상태다. 그리고 북한 세습 독재정권 후계자 김정은은 핵무기를 양산하고 적화통일의 남침 준비를 하면서 정적을 무자비하게 제거하고 자기의 고모부와 이복형까지 독살했다. 이 어찌 민족의 비극이 아닌가?


 북한 정권은 국제사회가 지켜본 이번 사건을 발뺌하고 있지만 세계는 누구 짓인지 다 알고 있다. 북한은 이번 사건을 성공으로 자평할지 모르지만, 그로 인한 훨씬 더 많은 것을 잃었다고 보는 것이 나의 생각만은 아닐 것이다. 오랜 세월동안 우호 국가였던 말레이시아와의 국교는 사실상 끝날 것이고, 국제사회에서는 고립됨과 동시에 또 다시 “불량국가”의 낙인이 찍히게 됐다. 이번 사건을 경험하면서 주관적인 생각이겠으나 인간사 영원할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숨길 수 있는 것 또한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터득하게 되었다.


 북한 정권의 예측할 수 없는 잔악하고 무자비한 행위에 치가 떨리고 그의 발광과 핵무기 도발과 남침 야욕을 억제해야할 방법이 시급하다. 그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선 혈육과 심복, 친구도 사정없이 마구 죽이고 숙청하는 인륜도 도의도 개의치 않는 무분별한 절대 권력자다. 


 인권과 언론의 자유가 없는 최악의 독재왕국 북한이 핵무기를 양산하고 협박과 도발을 하며 남한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며 이복형까지 독살하는 북한 정권을 찬양하고 선호하는 종북, 친북 좌파들이 성시를 이루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참담한 비극이다. 


 반미, 친북, 종북은 통일로 가는 길이 아니라 멸망으로 가는 길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친북 성향들은 독재정권의 만행을 정확히 직시하고 깨달아야 될 것이다. 국론을 분열시키는 친북정치인들과 종북주의자들은 북한에 대한 망상을 일소해야 미래의 불행과 비극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 주위에는 정체가 분명치 않은 수수께끼 같은 인사들이 등장하여 차기 대통령을 하겠다고 한판 치고 있는 바람에 국민의 상당수가 어리둥절하여 흑백을 가리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소위 개인영웅주의와 인기 영합주의에 빠져가는 지도자가 너무 많아 안타깝다. 영웅은 마땅히 만인들로부터 존경받고 흠모할 인물이어야 하는데....


 21세기 문명천지의 대한민국에서 정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종북, 친북좌파들의 국론분열과 촛불집회 시위는 도대체 어찌된 해괴한 굿판이며 누구의 잘못된 행위 때문인지 정치지도자들과 지식인들 및 언론들은 그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촛불과 태극기의 충돌은 누가 이겨도 지는 싸움이고, 이념과 이념이 대결하는 싸움이다. 이럴 때일수록 온 국민이 하나로 뭉치고, 전국민의 지혜로 고통을 분담한다면 대한민국은 훨씬 강하고 단단한 나라로 탈바꿈할 것이다. (20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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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3
가는 겨울 오는 봄

 

 봄이 시작되는 3월의 첫 아침이다. 아직 바람이 차다. 가끔 눈발도 날리고 상고대에 기가 죽은 나뭇가지가 조금 쓸쓸하다. 겨울의 끝자락은 봄의 시작이라고 했다. 3월이 들어서고 봄이 저만큼 다가왔건만 막바지 한파가 제법 매섭다. 

 

 

 


 이 땅에 4계절이 있음은 정녕 하나의 축복인지도 모른다. 그중 겨울은 우리들로부터 가장 미움을 많이 받아왔다 해도 좋을 듯싶다. 혹독한 추위와 북풍한설에 황량한 대지..., 이런 것들이 누구나 공감하는 겨울의 이미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캐나다의 겨울은 참으로 길고도 추운 계절이다.


 봄에 대한 우리들의 찬미는 이러한 고난의 상황을 벗어났다는 안도감에서부터 출발한다. 지난 1월, 2월은 유난히도 추웠다. 그 추운 겨울의 기나긴 터널을 지나 봄이 우리 곁으로 다가오는가 싶더니 며칠 전부터 느닷없이 내린 눈비가 봄이 오는 길목을 꽁꽁 얼어 붙여 온 길거리를 빙판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럼에도 계절은 용케도 정해진 리듬으로 주어진 속도로 봄이 찾아오고 있나보다.


 집앞 가로수 나무 가지에는 어느 새 물살이 오르고 연둣빛을 보이고 있는 것 같은데, 집 뒤뜰에는 아직 눈이 두껍게 다져 있다. 이 눈속에는 풀꽃들이 어떤 모습으로 봄을 기다리며 인고의 고통을 겪고 어둡고 추운 빙하의 나날을 보낼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찐하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얼음 속에서도 생명을 잃지 않고 소생의 날을 기다리고 있는 풀꽃들이 참 대견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겨울이 지나고 다시 봄이 오면 사람들은 넓은 대지의 벌판에 나가 그 엄동설한을 이겨내고, 이제 생명력이 약동하는 자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얼마나 힘찬 호흡이며 맥박이랴! 언 땅을 뚫고 솟아오르는 떡잎들, 딱딱한 줄기 속에서 뻗어 나오는 생명의 싹들, 우리는 이 나무들에게서 우리가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한겨울을 참고 견뎌낸 그들이 이제 얼마나 굳센 의지의 생명체로서 성장해 있는가를. 


 그 나무 기둥들을 쓸어안고 그 딱딱한 껍질에 귀를 기울여 보라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가를. 지난 날 긴긴 겨울의 그 숱한 죽음의 도전을 이겨낸 이야기들, 새들도 토끼도 다람쥐도 모두 숨어버린 자리에서 그 고독의 형벌을 어떻게 참고 이겨냈는가를, 그리고 한겨울을 이겨낸 그 줄기와 나뭇가지가 지금은 얼마나 굳어지고 든든해졌는가를 우리는 발견하게 될 것이다.


 겨울 날 들판에서 추위를 이겨내는 보리는 밟으면 밟을수록 더욱 굳은 저항력을 갖고 자라나 봄이 되면 황금물결의 아름답고 탐스러운 열매를 맺게 된다. 초목도 그렇고 인간도 그렇다. 강한 인간, 승리하는 인간의 양식은 영양가가 높은 진수성찬이 아니라 가장 슬프고 괴로운 시련의 양식이다. 시련의 잔을 많이 마신 자는 그 다음에 어떠한 장애물이 닥쳐와도 이를 이겨내고 이상을 실현하고야 마는 슬기와 의지를 지니게 된다.


 지난 3월1일 노스욕 멜라스트멘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태극기집회’에 참석했다.

바람 부는 추위 속에서도 태극기를 흔들고 있는 수백명의 참가자들이 박대통령을 지지하는 구호를 외치고 국회 해산, 탄핵무효란 구호를 목청이 터져라 외치며 광장을 채웠다. 대한민국의 위상을 지키고 헌법을 준수하자는 절절한 마음으로 태극기를 흔들며 시가행진을 하는 곳에 나도 함께했다.


 그것은 조국을 사랑하는 외침이었다. 대한민국은 불행하게도 국민이 대통령의 탄핵 찬성과 반대 여론으로 양분됐다. 토론토 한인사회도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찬반세력의 대립 양상이 그대로 전개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에서 국론이 갈라진 것이 캐나다 한인사회의 분열로 이어질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우리는 하루 빨리 탄핵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 한국의 국정이 안정화되기를 빌어본다.


 아침부터 내리는 눈은 그칠 줄을 모르고 내리고 있다. 누군들 눈 싫어하는 이는 별반 없겠으나 젊었을 때는 나도 눈을 좋아하기는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이곳의 겨울은 종종 늦은 4월까지 이어지곤 한다. 아무리 길어도 겨울이 지나고 나면 봄이 오는 것이 당연하겠건만 사람들은 봄을 기다리지 못해 안달이다. 해묵은 가지에도 어지간하게 근사한 새잎들이 파릇파릇할 새봄이 오기를 기대한다. (2017.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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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4
서부 카리브해 크루즈(하)

 

(지난 호에 이어)
 18층의 덱에 올라 작렬하는 태양아래 감미로운 음악과 어우러져 일광욕을 즐기면서 오후 한때를 여유롭게 보낸다. 이 순간만큼은 온 세상이 꿈결처럼 내 손안에 있고 마음이 평화롭다. 염분이 섞인 바다바람이 얼굴을 간질인다. 바다를 감상하고 석양을 보는 맛은 환상적이다.


 Grand Cayman


 Grand Turk에서 남쪽으로 출발한 크루즈선은 Cuba, Haiti, Jamaica 섬들을 지나면서 두 번의 밤을 보내는 31시간의 긴 항해를 마친 1월19일 아침 7시에 Grand Cayman 군도의 수도인 조지타운에 도착했다. 낮에는 선상 수영과 태양욕을 즐겼다. 


 저녁에는 별들이 쏟아져 내릴 것만 같은 밤하늘을 즐기면서 쇼와 영화를 보는 시간을 보냈다. 그날 밤 우리는 단잠에 들었지만 크루즈선은 잔잔한 호수 같은 카리브 해를 계속 항해하여 날이 환하게 밝아오는 새벽녘에 바다에 떠있는 것 같은 작은 섬이 시야에 들어왔다.


 한때 지나는 선박들을 약탈하던 해적들과 도망자들, 침몰당한 배 선원들의 피난처로 유명했으나 지금은 자연을 사랑하고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몰려오는 천국이다.


 자마이카의 북서쪽 쿠바의 남쪽에 위치한 카리브 해의 작은 섬나라 케이먼 군도는 서부 카리브해 지역의 부를 구성하는 세 개의 주요 섬으로 그랜드 케이맨, 케이맨 브랙과 리틀 캐이맨으로 구성되어 있다. 열대성 기후를 가진 세 개의 섬을 합치면 총 102 평방마일의 인구 약 55000명이 살고 있다. 


 바다가 인상적인 섬들 중 하나인 이곳은 노랑가오리(Stingray) 천국으로 물이 1 피터 정도밖에 되지 않는 아주 얇은 모래섬이다. 예전에 선원들이 이곳에서 잡은 고기를 손질하고 내장들을 버리고 갔는데 그때부터 가오리들이 배소리가 들리면 몰려들기 시작하여 관광지가 된 것이라고 한다.


 가오리들이 먹을 것을 구하려 사람을 따라다니면서 애교를 부리는 모습과 가마솥 뚜껑만한 가오리들의 날갯짓은 환상적인 무용이었다. 해양동물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체험할 수 있는 기항지 중 한곳이다.


 이 섬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세븐 마일 모래사장은 정말 아름다웠다. 바다에서는 물고기와 함께 수영을 하고 육지에선 면세지역이기 때문에 다이아몬드 보석, 시계, 술 등등의 쇼핑과 섬의 역사와 자연을 즐기는 사람들로 붐볐다.


 Island of Cozumel (Mexico)


 1월19일 오후 4시 그랜드 케이맨을 출항한 Regal Princess 크루즈선은 멕시코 코쥬멜을 향해 북서방향으로 코스를 잡아 다음 날인 1월20일 아침 10시에 코쥬멜의 Puerta Maya 항에 도착했다. 이곳에는 우리들이 승선한 프린세스호 외에도 육중한 오아시스, Royal Crown 등의 크루즈선들이 이미 정박해 많은 세계의 인종들이 섬에 상륙하여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멕시코 카리비안 해의 보석, 코쥬멜은 유카탄 반도 앞의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육지(Cancun)에서 1km 정도 떨어져 있고 멕시코의 가장 큰 섬이다. 특히 고대 마야문명이 잘 보존된 유적지로 유명하다. 고대문명의 성지이며 역사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카리브에서 가장 친절한 마야인들이 약 1700년 전에 이 섬에 정착했다고 한다. 마야족의 전설에 의하면 코쥬멜은 놀랄만큼 너무나 아름다운 흰 모래사장과 열대어와 야생동물들이 풍부한 수정 같은 푸른 바닷물로 둘러싸인 신들의 땅이었다고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인구 약 8만에 가까운 이 섬은 육지로부터 떨어져 있어도 거의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대신 해안선을 자랑한다. 스노쿨링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만큼 바다가 에메랄드빛을 띄며 해양 동식물이 풍부하다. 해변의 모래사장과 산호섬은 물론 멕시코의 토속음식과 음악 낭만이 넘치는 곳이다.


 멕시코에는 휴가를 여러번 다녀왔지만 코쥬멜 섬에는 처음이다. 멕시코 바다가 그렇게 아름다울 줄 몰랐다.

한잔의 데킬라와 코로나와 함께 멕시코의 바다를 꼽고 싶을 정도이다. 끝없이 펼쳐져 있는 새하얀 모래사장과 찬란한 사파이어 빛의 바다는 우리들을 감동시켰다. 뜨거운 햇살과 하얀 파도가 부서지는 해안선을 따라 즐비한 상점들을 쇼핑후 데킬라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분들이라면 이곳이 천국으로 보일 것이다.


 코쥬멜은 이번 크루즈 여행 중 마지막으로 들른 섬이다. 프린세스 호는 1월20일 밤 미국의 Everglades 항구를 향해 북동쪽으로 코스를 잡았다. 쿠바의 북쪽 해변을 통과하면서 32시간의 기나긴 항해가 시작되었다. 밤에 해풍이 심해 배가 조금 흔들렸다.


 바다위에서 마지막 날에는 여러 행사가 있었고 선상에서 많은 특별할인로 여행자들을 즐겁게 했다. 크루즈에는 세계의 일류 요리사들이 준비한 음식은 너무나 훌륭했다. 특히 옛날 유럽에 있을 때 즐겨먹던 독일빵 Broetchen, 불란서의 가늘고 긴 바케트 빵, 이번 여행 중 놀랍게도 식사 때마다 나오는 김치는 한국인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크루즈 여행의 묘미는 무거운 가방을 들고 숙소를 옮겨 다니지 않아도 되고, 곳곳의 여행지를 갈 때마다 짐을 쌌다 풀었다 하지 않아도 되며 원하는 곳으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여기에 또 한 가지, 무엇보다도 배 안에서 이루어지는 또 다른 즐거움을 말한다. 바다 위의 특급 호텔이라 불리는 크루즈선박 안에 있는, 즉 여행자를 사로잡는 다양한 부대시설과 서비스는 그야말로 크루즈여행만이 줄 수 있는 또 하나의 여행이 있다는 점이다. 


 우리를 즐겁게 했던 매일 밤 펼쳐지는 화려한 쇼와 선상 곳곳에서 열리는 파티와 공연이다. 와인 한잔과 함께 춤과 음악에 취해본다. 또한 덱 위에서 느끼는 바다 바람과 밤하늘은 훨씬 아름다웠다. 


 우리에게 크루즈의 밤은 언제나 짧았으나 달콤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이번 서부 카리브해 크루즈는 시작부터 끝까지 총 3964km의 먼 바닷길이었다. 끝으로 이번 크루즈 여행은 백작 조병역 부부, 한일환 형제님 내외와 함께 했음을 밝혀둔다. (20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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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7
서부 카리브해(Western Caribbean) 크루즈(상)

 ▲Princess Cays

 

 

 카리브해 크루즈는 다양한 섬나라를 방문하는 일정으로 구성돼 있다. 이 섬들은 그 따뜻한 열대 기후, 눈부시게 푸른 바다,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러 해변들로 잘 알려져 국제적으로 매년 수백만명의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또한 카리브해 지역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비밀의 총 7천여 열대섬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섬 각각의 독특하고 다양한 문화, 언어, 음식, 친절하고 따뜻한 현지인들의 환대를 경험해 보면 카리브해의 어떤 섬이나 특별한 매력을 발산한다.


 카리브해는 미국 플로리다 반도의 남동부 적도 부근의 바다로서 여기에는 쿠바, 아이티, 도미니카 연방, 자메이카, 푸에르토리코, 바하마 군도, 바베이도스, 그래나다 등등 대략 25여 개의 섬국가로 이루어져 있다. 


 꿈속에서 그리던 작렬하는 태양 밑의 야자수와 한없이 푸른 바다와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는 그야말로 지구상의 낙원인 카리브해, 모래는 부드럽고 밝은 색으로 반짝이고, 투명한 바다 속의 모래가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날씨는 일년 내내 화창하고 쉼을 얻기에 최적이다.


 Princess Cays 


 우리들이 선택한 크루즈 선박은 2014년에 건조된 것으로서 1780개의 캐빈(객실)으로 갖추어진 142천톤의 새로운 개념의 메가 크루즈선(호화 유람선) Regal Princess호 였다. 2017년 1월15일 오후 4시 항구 Everglades (플로리다)에서 서부 카리브해 크루즈는 시작되었다.


 4000명의 여행자와 1345명의 승무원을 태운 초호화 선박은 플로리다 해협을 따라 남쪽방향으로 서서히 항해하여 저녁 무렵에는 쿠바의 북쪽 해변을 통과했다. 밤새도록 항해하여 1월16일 아침 9시에 바하마 제도의 Princess Cays 섬에 도착했다. 


 오직 프린세스 크루즈만 여행할 수 있는 곳으로 프린세스 크루즈회사의 사유 섬이다. 바하마에 있는 길고 좁은 섬으로 엘레우테라(Eleuthera) 군도의 남쪽 끝에 위치한다. 프린세스 크루즈 코스 중 거의 빠지지 않는 기항지 중의 한곳이다.


 바하마의 수도 Nassau에서 동쪽으로 약 112km 가량 떨어져 있고, 2.4km 정도의 하얀 모래가 깔린 해변을 따라 먹거리, 수상스포츠, 쇼핑까지 함께 즐길 수 있다. 엘레우테라 군도에는 약 13000명이 거주하고 있고, 프린세스 케이에는 크루즈 회사 관리직원 두 사람이 살고 있다고 한다.


 하얀 모래사장과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 해마다 그레고리 타운(Gregory Town)에서 열리는 파인애플 축제 때문에 유명한 섬 중에 하나이다. 우리들은 언제나 바다에 뛰어들 수 있게 수영복을 입고 하선했다. 


 작렬하는 태양 아래 태고의 맑은 모래사장에 누워서 일광욕을 즐기는 무리들이 있는가 하면 우리들은 바다에 뛰어 들었다. 놀랍게도 우리들은 뱀장어(Eel)와 함께 수영을 했다. 물고기가 겁이 없는지 우리 몸에 부딪치기도 하며 지난다. 처음 경험하는 일이다. 


 전혀 오염되지 않은 바다 태고의 신비를 가지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바하마(Bahamas)의 40에이커 정도의 고립된 작은 이 섬에서 최고의 휴가를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우리들은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과 어울려서 크루즈 회사에서 준비한 바베큐와 음식을 해변에서 즐기는 시간을 가졌다.


 Grand Turk (Turks & Caicos)


 프린세스 크루즈선은 오후 4시35분에 프린세스 케이 섬을 출항하여 밤 동안 남쪽으로 항해하여 다음날인 1월17일 정오에 작은 섬 Grand Turk에 정박했다. 


 터크스 케이커스 제도는(Turks & Caicos Islands) 도미니카 공화국 위에 있는 섬들로 서인도 제도에 있는 영국의 해외 영토이다. 공용어는 영어이고 수도는 콕번타운(Cockburn Town)이다. 바하마의 남쪽 40km 부근에 위치해 있다. 40여 개의 석회석으로 구성된 섬 중 8개의 섬에 3720명(2011)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산호초가 많아 평탄한 섬인데 나무와 표토가 거의 없고 갯벌로 약하게 형성되어 있다. 사람들은 바다가 아름다워 지상 최고의 낙원이라고 한다. 평균 기온 화시 80-84도가 유지되는 이 작은 섬, 화려한 모래사장과 맑은 바다의 Snorkeling과 잠수 산호초, 아름다운 핑크빛의 플라밍고는 이곳을 찾는 여행자들을 매혹시킨다. 이곳이 천국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느낄 정도이다.


 오후 6시에 크루즈선의 출발 고동소리를 들으며 멀리 사라져 가는 염전박물관이 점점 희미하게 보인다. 이 시간부터 크루즈선은 31시간 동안 (1월 17일 저녁부터 19일 아침까지) 바다 위를 항해한다. 


 이 긴 항해 동안 여행자들은 선내 대극장에서 화려한 쇼, 뮤지컬, 수영을 포함한 다양한 스포츠 활동, 문화 강좌, 카지노, 카리브 해의 뜨거운 태양을 온몸으로 당당히 즐기는 사람들, 그늘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느긋이 독서에 빠져있는 사람들 등 다양한 선상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카리브의 망망대해 바다 위에서 일몰을 경험한다. 코발트 빛 바다 속으로 몸을 던지는 태양, 그 장엄한 일몰은 언제 보아도 벅찬 감동이다. 무소불위의 기세로 작렬하던 태양도 늦은 오후가 되면 스스로를 태우는 불덩이로 떨어지고, 그 낙하하는 태양을 맡기 위해 바다는 들끓으며 수평선에서부터 황금빛 길을 열어준다.


 크루즈 중 카리브 연안 어디서나 수평선에 해 지는 풍경은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망망대해의 선상에서 만나는 일몰은 그중 일품이라 하겠다. 어쩌면 우리의 삶도 젊음이 불타고 시간의 수평에 걸리면 그렇게 간단하게 저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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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8
겨울여행을 다녀와서(하)

 ▲올란도 TUSCANA Resort

 

 

(지난 호에 이어)
 늦은 오후에 아틀란타(Atlanta)에 도착했다. 아틀란타는 조지아 주의 주도이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며 남북전쟁 당시 남부군이 위치해 있던 곳이다. 현재 미 동남부의 정치, 경제의 중심지이며 상공업이 활발하다. 


 조지아 여행자안내소에는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가 세워져 있는데, 기념비에는 포로 7100, 전사자 2701, 행방불명 8100명이라는 조지아 주의 젊은이들이 한국전쟁에 참가했다는 것을 알리고 있어 미국이 우리의 우방국이라는 것을 재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아틀란타 지역 한인들의 수는 약 1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하는데 미국 전 지역에서 한인들이 몰려들고 있어 LA와 뉴욕에 이어 제3의 코리안타운으로 묘사되고 있다. 우리들은 미국 내에서 가장 크다는 한인 슈퍼마켓에서 저녁을 해결했다.


 아틀란타에는 여행자들에게 소문이 나있는 제주 사우나 찜질방에서 2번째 밤을 보내기로 했다. 이곳에는 먹을 것부터 오락까지 잘 갖추어져 있어 하루 밤을 보내는 여행자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토론토와 해밀턴에서 플로리다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도 이곳에서 만났다. 좋은 경험이었다.


 1월 14일 플로리다가 가까워질수록 날씨는 덥고 거리에는 야자수들이 반기기 시작했다. 조지아 주를 벗어나 주경계선에 들어서니 “Welcome to Florida” 사인이 나타났다. 플로리다 주에 들어서니 그곳은 토론토처럼 추운 겨울이 아니라 더운 여름이었다. 여행자 안내소에는 그 많은 여행자들에게 빠짐없이 한잔의 신선한 오랜지쥬스로 환영했다. 


 플로리다 현지 오랜지 농장에서 나온 쥬스 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나는 두 잔을 얻어 마셨다. 저녁 6시 경에 TUSCANA 리조트에 도착하니 약사인 한일환 형이 고맙게도 저녁초대를 했다. 우리들은 카리브해 크루즈를 가기 위해 조백작의 콘도에서 3째 밤을 보냈다.


 Good Morning Florida


 플로리다 주를 들어서는 여행자 안내소에서 오랜지쥬스로 환영하던 여인은 상냥하고 친절했다. 이 여인의 첫인상이 가는 곳마다 미국인들을 친절하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캐나다에서 플로리다로 가는 길은 꽤 멀었지만, 도착하자마자 열대지방의 고요한 밤 풍경을 배경으로 유리알처럼 맑은 하늘 아래로 쏟아지는 별빛의 향연을 볼 수 있어 참 좋았다.


 플로리다 주는 미국 남동부의 주이다. 멕시코 만과 대서양 사이에 놓인 플로리다 반도이다. 주도는 탤러해시(Tallahassee)이다. 주요 도시는 마이애미, 탬파, 잭슨빌, 올랜도이며 케네디 우주 센터, 디즈니 월드, 유니버설 올랜도 리조트, 시월드 플로리다 등이 유명하다.


 플로리다라는 이름은 1513년 스페인 탐험가이자 초대 푸에토리코 총독이었던 Juan Ponce de Leon이 부활절 시기 이 땅에 도착했는데 꽃이 만발해 있어서 스페인어로 La Florida(꽃이 만발한 땅)라고 부른데서 기원한다고 전해지고 있다.


 플로리다의 기온은 습기가 많은 열대 기후이다. 연간 6천만 명의 관광객들이 플로리다의 따뜻한 날씨와 수백 마일에 이르는 해변들을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관광산업이 가장 크고, 오랜지 농장을 비롯한 농업이 두 번째로 큰 산업이다.


 플로리다의 밤과 낮의 기온차이는 심하다. 해질녘에 공기의 온도가 변하는 찰라가 있다. 차가워진 공기를 느낄 때 갈매기들은 무슨 의식을 치르는 것처럼 공중으로 날아올라 노을빛 속에서 비행을 한다. 사위가 어두워질수록 마음은 허허로워진다. 


 보랏빛으로 변하는 공기의 색에 마음이 이끌린다. 지금부터 완전히 어두워질 때까지 공기의 색이 변하는 것을 그 속에서 온몸으로 느낀다. 어두워지는 하늘을 배경으로 야자수 나무들이 여기저기 화석처럼 박혀있다. 


 메마른 모래땅에 내린 뿌리로 흙을 완강하게 움켜쥔 야자수가 오늘 하루 세상을 떠돌다 멈추어선 내 앞에 있는 것이다. 떠다니는 마음 뿌리내릴 수 없는 시간들이 외롭지 않은 것은 이런 풍경이 있기 때문이다.


 밤에 비가 내렸다. 열대지방의 어느 섬에서나 흔히 일어나는 소낙비가 때도 없이 내리고 그친다. 눈을 뜨니 아침햇살이 창문을 뜨겁게 달군다. 더 이상 늦잠을 잘 수 없게 만든다. 


 아침에 일어나면 나는 커피를 마시는데 이곳에선 커피대신 오랜지쥬스가 나왔다. 신선한 쥬스 맛이 너무 좋아서 기가 막힐 정도라고 표현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오랜지쥬스 때문에 플로리다를 못 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리조트 건너편에 보이는 골프장에는 아침 이슬이 잔디위에 하얗게 내려 앉아있다. 언제 일어났는지 새벽 골프광들이 하얀 이슬을 밟으며 활보하고 있다. 


 올란도에서 그리 멀지 않은 TUSCANA Resort에는 토론토에서 온 20여 명의 한인 동포들이 콘도를 가지고 있어 추운 겨울동안 이곳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 이민 초기에 알았던 사람을 몇 십 년이지나 뜻밖에 이곳에서 만나니 참으로 세상은 넓고도 좁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식사초대를 해주었던 한일환, 조규연, 김소일, 한정일 부부님들께 고마움을 전한다.


 우리들은 아침에는 뜨거운 햇볕을 받으면서 골프를 즐겼고, 골프중에 연못을 만나면 악어에 조심했다. 골프가 끝이 나면 매일이다시피 Ross라는 백화점에 들러 소일했다. 이곳에서 물건을 구입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하고 손해라는 백작의 농담대로 나는 7개의 T Shirts와 2벌의 바지를 사는 횡재를 얻었다. 


 그리고 오랜지 농장에 들러 한 상자의 싱싱한 오랜지를 사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백작과 나는 오랜지를 재배하는 사람들과 오랜지 먹는 예의를 지켜가며 아침마다 커피대신 오랜지를 먹어야 했다.


 지난밤에는 토네이도가 조지아 지역을 통과하면서 많은 피해를 내었다고 한다. 그 여파로 플로리다에 거친 바람이 불어 주민들을 불안 속으로 몰아갔다. 매년 몇 차례씩 단골손님처럼 찾아오는 토네이도 때문에 한순간 미친 듯이 광란하는 괴상한 자연현상 앞에서 인간의 힘이란 영에 가까울 정도로 무력하고 초라함을 새삼 느낀다.


 플로리다라고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오랜지 농장, 야자수 나무, 바다, 열대성 기후, 여러 희귀동물들이 보호를 받고 있어 야생 악어와 새들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 일년 내내 지고 뜨기를 반복했을 태양의 몸짓 하나에도 설레는 계절, 한 해의 끝이자 새해의 시작에 떠나는 겨울여행은 어떤 여행보다 오래 가슴속에 담는다.


 2500km를 숨가쁘게 달려온 스스로에게 잠시나마 휴식을 선물한 이번 플로리다 여정은 늘 그렇듯 가슴이 뿌듯하다. 플로리다의 새벽, 아침, 낮, 밤을 샅샅이 볼 수 있었다는 것, 플로리다의 구석구석을 옛사람의 눈빛으로 차근차근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이 행복했다. (2017.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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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3
겨울여행을 다녀와서(상)

 

 나는 여행을 좋아하지만 사실 집에 있는 것이 좋을 때도 많다. 이번에도 역시 오직 여행만을 위한 여행은 아니었지만 친 형제나 다름없는 조백작의 대륙횡단 휴가 제안에 선뜻 동의했다. 백작은 언제나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사이이다. 그의 인품은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다. 우리는 영원을 함께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 사이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남쪽으로 떠나는 북미지방의 사람들이 육로로 또는 항공기로 새하얀 설원을 뒤로 하고 더운 곳으로 가는 설레는 마음이 발걸음을 재촉한다. 본격적인 겨울 휴가의 시작이다. 캐나다에서 남쪽이라면 역시 미합중국(United States of America)을 뜻하는데, 미국은 마치 한 주가 한 나라를 방불케 하는 광활한 대지, 다양한 지형과 기후, 다민족, 다문화의 결합 등으로 다양성과 특수성이 공존하는 가운데 융합과 조화를 추구하는 거대한 나라이다.


 자동차로 미국의 광활한 남북 대륙횡단은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낭만의 여정이지만 토론토에서 최남단 2500km의 마이애미(Miami)는 낯설고 멀게만 느껴지는 곳이라 언젠가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꿈으로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남아 있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넓은 대륙을 통과하며 대자연의 신비와 도시의 화려함을 함께 만끽할 수 있으나 제한된 시간과 경비 그리고 뜻하지 않은 위험성 등이 횡단을 쉽게 결심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다. 방대한 땅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은 지역적 특성과 기후의 차이가 상당히 심한 편이다. 서부 지역은 계절의 차이가 크지 않아 1년 내내 따뜻하고 건조하며, 겨울에는 비가 가끔 내리지만 여름에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다. 


 한편 남부 지역은 여름이 길고 더운 대신 겨울은 그렇게 춥지 않은 편이다. 이에 비해 뉴욕과 시카고 등 대도시가 몰려있는 동북부 지역은 봄과 가을이 짧은 반면 여름에는 덮고 습도가 높으며, 겨울에는 날씨가 춥고 눈도 많이 내린다.


 우리가 택한 미국의 고속도로는 일기예보에 눈이 많이 내리지 않는다고 해서 Michigan, Ohio, Kentucky, Tennessee, Georgia, Florida 6개 주를 통과하는 Interstate Highway 75번을 택했다. 지난 1월 12일 이른 새벽 나의 두 번째의 횡단모험이 시작되었다. 필자는 5년 전에 플로리다 반도의 남서쪽 바다로 뻗어 있는 키 웨스트(Key West)를 다녀온 경험이 있다.


 며칠 동안 눈이 내린 토론토는 온 세상이 음험한 겨울잠에 빠져 웅크리고 있다. 그 깊고 기나긴 동면을 깨울 수 있는 길은 영영 없어 보였다. 구름이 얇게 끼고 곧 눈이 쏟아져 내릴 것만 같은 바람이 부는 추운 겨울 날씨였다. 


 눈이 깔려 있는 401 하이웨이를 4시간이나 드라이브해서 도착한 미시간 주의 가장 큰 도시이자 자동차의 도시 디트로이트(Detroit)에는 안개로 덮여 있었다. 까다로운 미국 세관의 입국심사를 마치고 미국을 들어선 고속도로에는 눈이 없고 장애물이 없어 고속으로 달릴 수 있었다. 도로 양편으로는 광범위 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농장지대의 연속이다. 방목을 하는 넓은 들판에는 소 떼들이 풀을 여유롭게 뜯고 있었다.


 오하이오 주 북서쪽에 위치한 이리 호의 항구도시 Toledo를 지날 때는 비가 오기 시작하여 신시내티(Cincinnati)에 왔을 때는 폭우로 변해 더 이상 운전이 불가능했을 정도였다. 오하이오 강을 사이에 두고 켄터키 주와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 신시내티는 미술과 음악의 중심지이며, 문화적, 교육적 시설이 많은 곳이다.


 오늘은 눈이 덮인 높은 산악지대에서 한두 차례 비가 내린 것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날씨가 좋은 편이었다. 켄터키 주의 렉싱턴에 들어서니 어둠이 깔려 이곳에서 하루 밤을 묵기로 했다. 19세기 전반에는 애팔래치안(Appalachian) 산맥 서쪽에서 가장 큰 도시였으며, 문화, 학술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오늘 밤은 켄터키 산 정상에서 첫 번째 밤을 보낸다. 호텔이 있는 곳이 높은 언덕 지대라서 렉싱턴 시의 아름다운 야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Tennessee에 들어서다


 1월 13일 먼동이 조금씩 터오고 있었다. 맑고 깨끗한 공기를 흠뻑 머금은 청명한 하늘 높은 곳에서 드문드문 반짝이는 별들은 서서히 밝아오는 새 아침을 여는 준비에 분주한 것 같았다. 고속도로에는 환영한다는 “Welcome to Tennessee” 사인이 우리들을 반긴다. 


 미국 음악의 근간이 되는 테네시 주의 주도는 내쉬빌이고 채터누가, 녹스빌, 잭슨의 도시들을 통과했다. 이 지방의 여름은 따뜻하지만 덥지 않고 겨울은 춥지 않고 서늘하고 온화한 편에 속한다.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산맥의 연속이고 구름띠가 산허리를 감고 있는 것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레이트 스모키 산맥(Great Smoky Mountains)과 애플래치안 산맥을 넘을 때는 안개가 짙어 어디가 이 세상의 끝이고 천국의 시작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날씨가 춥고 눈이 내리면 이곳을 통과하기가 무척 어려웠을 텐데 금년에는 눈이 오지 않아 다행이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주유소를 만나면 차에 기름이 상당히 남아 있다하더라도 가득 채워야 한다. 가는 도중 기름이 떨어지면 차가 멈추는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러한 어려운 상황을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가는 도중에 주유소가 눈에 보이면 항상 기름을 가득 채우곤 했다.


 백작의 최신형 BMW는 새 차이기도 하지만 디젤 기름을 태우는데 기름값도 적게들고 차체가 튼튼하고 일반차보다 승차감이 좋아 쭉뻗은 고속도로에서 달리는 기분은 한결 신나고 흥겨웠다.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따뜻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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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3
우정에 대하여

 

 오늘날 신세대들이 말하는 온라인 친구,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친구를 인터넷에서 사귀는 것으로 온라인 친구 또는 사이버 친구라고 한다. 때론 있는 것 같은데 없고, 없는 것 같은데 있는 것이 사이버 친구이다. 이렇게 인터넷이 세상을 세월을 당겨놓는 바람에 모두들 조숙하다 못해 조로 해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인터넷의 영향으로 세계는 일일생활권에 들게 되었고, 인터넷을 통한 악영향도 있지만 유익한 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 각 나라의 풍물, 삶의 지혜 등을 배우며 때론 글 소재를 얻기도 한다.


 듣기 좋은 말들 중에서 친구라는 개념만큼 좋은 말도 드물다. 우리가 말하는 친구란 뜻 그대로 오래 전부터 친한 사람을 의미한다. 그러나 사실은 오랫동안 사귀어 온 친구들이 모두 참된 친구는 아니다. 아무리 오랜 기간 동안 사귄 사람이라도 친구가 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친구는 나 자신에게 기쁨을 주는 사람이며 나의 인격을 형성해 줄 수 있는 사람이다. 친구와 더불어 만나는 동안에 친구가 나를 배우고 내가 친구를 배운다. 그러므로 친구는 바로 내 인격의 형성자가 되는 것이다.


 모든 인간은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다. 개성을 존중한다는 것은 자유주의 사회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시민의 욕구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개성을 지니고 주장하면서, 한편으로는 자기도 모르게 서로 닮아버린다. 


 아무리 개성이 강하다고 하더라도 인간이란 참으로 환경에 약한 동물이다. 물도 아닌데 서로 모이면 한데 섞여 같은 색이 되어버리듯 우리는 서로 닮고 동화되며 거기서 공통된 관습과 사상과 신앙을 갖고 살아가게 된다. 그만큼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 인간인 이상 우리는 보다 나은 환경 즉, 보다 좋은 친구들을 선택해서 서로 동화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신의란 인간관계에 있어서 믿음이 있고 의리를 지키는 것을 의미한다. 친구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우정이라고 하는데, 신의가 바로 우정의 전제조건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신의는 단순한 신용과도 구분되고 어떤 이해관계를 초월하며, 심지어는 손해를 보면서까지 지킴으로써 인간과 인간을 훈훈하게 연결시켜주는 접착제와도 같다.


 참다운 친구는 마음과 마음으로 맺어져야 한다. 우정은 우선 상대방에 대해 자연스런 호감을 느껴야 하고 그를 신뢰하고 믿을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친구 간의 우정이 보다 발전하면 가족간의 사랑과는 다른 의미에서 깊은 애정이 맺혀져, 때때로 우리 부모에게 말 못할 고충을 친구에게 말하고 싶어하고 서로 따뜻한 이해와 위안을 받기도 한다.


 행복의 조건에는 우정이 있다. 좋은 친구를 얻어서 그의 사랑을 받을 때 이 어찌 기쁘지 아니하랴! 참된 우정이란 이쪽이 괴로워할 때 그것을 자기 일처럼 안타까워하고 이쪽의 기꺼움을 자기의 기꺼움처럼 축복해 주고, 이쪽이 어려울 때 와서 도와주고, 이쪽이 외로울 때면 먼 길, 밤 길, 비오는 길을 무릅쓰고 찾아와 기쁜 이야기를 나누어 준다. 강남 따라 천리를 간다는 것은 우정이 이처럼 인생 행복의 필수조건이 되어 있기 때문이며 그것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절실히 깨달을 것이다.


 친구란 즐거울 때보다도 괴로울 때 더욱 절실하게 그리워지기 마련이다. 오늘날 물질적인 풍요 속에서 얼마든지 스트레스를 해소시킬 수 있는 수단을 갖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그래서 친구란 고민을 털어놓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상대로서보다는 그저 함께 놀아줄 수 있는 상대로 필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함께 실생활의 정보를 얻고 상부상조할 상대로서 필요해지고, 그 뿐만 아니라 제가끔 잘 살기에 여념이 없는 시대로 접어들어서 친구는 대체로 서로를 경계하는 경쟁자로 부각되고 있는 경우도 생긴다. 


 지금도 물론 정과 정으로 깊게 사귀는 친구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추세는 이미 그 같은 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우리는 예전처럼 따뜻한 마음의 인정도, 따뜻한 마음의 사랑이나 우정도 찾아보기 힘든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짧은 인생을 살면서 언제나 이익만 보는 약삭빠른 사람보다 때로는 속고 손해 보면서 사는 그런 바보스런 삶이 더 인간적이라고 생각된다.


 인생이 영글어가면서 언제나 만나고 싶고 만나면 즐거운 친구가 있고, 인생이라는 힘든 여정을 가는데 있어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우정’이라는 이름의 친구와 함께 걷고 있다면 진정 행복한 인간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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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1
희망의 새해를 맞이하며

 
 

 2017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다. 정유년, 붉은 닭의 해이다. 닭은 어둠 속에서 새벽을 알리며, 밝은 해가 떠오를 거라는 좋은 소식을 알리는 길한 동물이다. 나의 유년시절, 시계가 없었던 나의 고향 그 시절에는 힘찬 수탉의 울음소리로 만물과 영혼을 깨우고 시간을 알리며 새벽을 여는 닭을 빛의 전령, 풍요와 다산의 상징으로 여겨 반갑고 고마운 가족의 일부였다.


 해가 바뀌는 어제와 오늘도 다른 어느 때의 어제와 오늘과 다른 것이 없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속에 그려지는 송구영신에서는 하나의 다른 바탕을 발견할 수 있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새해에 다짐을 하고 나름의 생각을 해보고 새로운 계획을 세워본다. 새해에는 새해만의 바람이 불고 태양이 뜬다. 빛을 동반하고 찾아오는 새벽을 느끼며 우리는 눈을 뜬다. 그리고 아침마다 좋은 하루가 되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이들에게 공통된 마음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난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으며 좋은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덕담과 염원을 담은 메시지를 서로 주고받는 것은 우리에게 일상화 되어 있는 우리의 삶의 반복이다. 우리는 모두가 다른 환경 속에서 조금씩 다른 형태와 다른 색깔로 살아간다 해도 어둠을 보내고 새벽빛을 맞이할 수 있다는 건, 한 해를 보내고 또 새로운 날이 어김없이 다가온다는 건 희망의 메시지 일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이어지고 반복되는 일들, 환희, 아픔, 행복, 불행, 번민, 분노 이것들은 우리와 함께 평생을 같이한 길동무이고 우리들의 동반자다. 돌아보면 매년 이렇게 반복되는 일상이, 삶이, 우리를 인간적으로 성숙하게 하며 더 단단해지고 여물어지는지 모를 일이다. 우린 그렇게 살아간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우리 모두에게 많은 일들이 있었다. 가까운 이웃나라 미국에서는 새로운 차기 대통령에 억만장자 트럼프가 당선되어 대통령 취임 전인데도 그의 새로운 정책들이 세계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을 받아 대통령 직위가 정지되고, 헌재에서 심리중이고, 거리의 촛불집회, 국정교과서 파동, 철도파업 등 일련의 사건으로 보수와 진보의 이념논쟁이 치열했다. 


 이제는 세상이 많이 달라져 일반 국민들은 국회가 무슨 일을 하는 기관인지, 그리고 각 정당이 무슨 빛깔을 띠고 있는지를 한눈에 환히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지나간 한 해는 우리 모두에게 일찍이 없었던 일들을 보고 듣고 또한 느끼게 했다. 좋은 정치란 주권자인 국민이 정치현상에 대해서 신경을 안 쓰도록 하는 것일 텐데, 국민을 핑계삼아 앞장서서 촛불집회를 선동하고 국민의 가슴에 불안과 우려를 한아름 안겨주고 있는 것을 보면 형편없이 졸렬한 정치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난해는 경제가 유난히 어렵다고 난리들이었다. 경제뿐만 아니라 세월도 어수선하다. 설상가상으로 광범위한 방역작업에도 불구하고 철새들이 옮겨오는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A1)에 감염돼 수많은 가금류들이 생매장으로 살처분되고, 이로 인해 달걀의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해온다. 이렇게 지난해는 닭의 수난사를 보는 듯, 힘든 한 해였다. 


 새해에는 모든 닭들이 희망의 새벽을 맞이하고 우렁찬 닭의 울음소리가 들리기를 기원한다. 새해에는 한반도에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고난들을 이겨내고, 국민들의 얼굴이 환해지는 해가 되고, 오늘의 혼란한 촛불이 사라지고 평화가 왔으면 좋겠다.


 한해의 시발점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창한 계획과 함께 행복과 행운의 여신이 자기에게 다가올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최선을 다해도 인정받지 못하고 그간 흘려온 땀과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수도 있다. 옛 성현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산다면 후회 없는 성공의 삶이라고 정의를 내리고 있다. 


 세월은 덧없이 흘러가고 또 한살을 먹었다. 한해의 시작은 늘 새롭다. 심기일전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희망으로 시작한 새해에는 내 마음속 생각이 결실을 맺었으면 싶다. 번잡함보다는 마음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단순한 삶이 많은 정유년, 2017년이었으면 좋겠다. (20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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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kim
j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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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5
송년단상(2016)

 

 어느덧 또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날과 달과 해도 거의 다 기울어 가고 있다. 그러나 세월은 일 년으로 끝나지 않고 영원으로 향해 지속적으로 흐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시간적으로 금년 한 해를 마감하는 것을 끝을 장식하는 시간으로 생각할 수는 없다. ‘또 한 해가 갔구나’ 하는 것은 세월이 빨라서가 아니라 인생이 유한하여 이런 말을 하게 된다.


 내가 지나온 세월을 돌이켜보면 고마운 일들뿐이었지 않나 쉽다. 이날까지 내가 누리고 지탱해온 크고 작은 모든 일들이 그렇고, 바람과 햇볕, 달과 별빛, 빗소리, 눈 내리는 서정이, 그 모두가 나로서는 은혜롭고 감사할 따름이다. 조용히 돌아보면 아름답고 행복했던 만남도 있었고 가슴 아프게 떠나보낸 인연도 있었다. 좋은 일들만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 일도 많았다. 그게 인생길이다.


 올해 초, 우리는 많은 희망을 품었지만, 한 해를 되돌아보면 아쉽기만 하다. 어느 해도 다사다난 하지 않은 해가 없지만 이 해에도 빼 놓을 수 없는 특별히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지구촌 곳곳에는 증폭되는 핵위험, 각종 재난과 재해, 죽음의 공포, 치열한 무역전쟁과 종교갈등으로 어두운 역사가 진행됐다. 


 살아오면서 어느 해가 그렇지 않았을까만 지난 한해도 갖가지 일들이 있었고 실망과 좌절 분노도 비일비재 하였다. 국제사회에는 세계가 직면한 위기를 경고하는 지식인들이 많이 있다. ‘지구온난화’는 천재지변이 아니고 더 편리하게 살기를 바라는 인간의 절제 없는 욕망 때문이라고 분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 세계니 인류니 하는 거창한 문제들을 다룰 여유가 없다. 우선 시급한 과제는 대한민국이고, 대한민국에 사는 국민들이 직면한 문제들이다. 먹고 사는 문제와 경제가 우선돼야 하며 국방이 중요하다. 북은 적화통일을 위해 무력증강에 혈안이 되어 국제사회의 반대와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등 계속되는 위협을 하고 있으니 우리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방에 전력투구를 해야만 하겠다.


 그런데 야당의원들이 국정교과서 폐기, 이미 결정된 사드 배치를 재고해야 한다고 반대하고 있으니 세상이 뒤죽박죽이며 그건 정말 웃기는 이야기로 들린다. 


 지금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최순실 게이트로 대통령 탄핵이 결정돼 직무가 정지되고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며 정국이 혼란에 빠져있다. 정쟁에 빠져 국방은 거론되지도 않고 있으며, 여야가 맞서서 청문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연일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기 때문에 국회는 제구실을 못하고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하루 속히 의결돼야 할 법안들이 상정도 못하고 낮잠만 자고 있다고 한다. 


 이런 국회를 ‘파행국회’라고 하는데, 국민의 눈에는 안쓰럽다 못해 한심하게 여겨진다. 오늘 한국사회가 겪고 있는 이 혼란은 그 동안 정치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대통령을 보호해야 할 집권당 새누리당은 분열되어 어제의 제 패거리를 향하여 삿대질을 하는 배신의 몸짓도 그치지 않고 있다.


 마치 어찌할 수 없는 ‘업보’처럼 모이기만 하면 난립하고 갈라지는 바람에 수많은 정치꾼들이 이리저리 휩쓸리는 이상한 현상도, 이로 인하여 온 국민들이 혼란한 정치판에 대하여 한탄하고 염려하는 일도 이대로 간다면 아마 조금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지금 우리들을 향한 이 시대의 요청은 해가 가기 전에 패싸움(정쟁)의 정서에서 뛰어 넘어 화합하고 소통하면서 열린 자세를 갖고 새해를 맞이해야 한다는 우리들의 마음가짐을 세모에 함께 지녀야 할 덕목이요, 사명이라 생각된다. 한 시대를 살면서 그렇게도 갈등했던 굽이굽이 지친 삶의 흔적 속에서 오늘 우리는 후박한 정 조각들을 모아 이 땅의 평화가 넘치기를 원해야 할 것이다. 


 이제 한 해의 끝자락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아쉬운 마음에 한숨 섞인 또 하나의 마침표를 찍어야 하고, 다시 맞이하는 새해에는 뭔가 달라지고 싶은 각오와 희망을 안고 출발점에 서게 될 것이다. 부디 다음 해에는 계획보다 더 잘살았다는 기쁨으로 가득한 1년 뒤 이 시간을 맞이하고 싶다. (20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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